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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테 리슈아(LETHE LISHUA) 2  2019. 3. 3. 17:07

 

 

레테 리슈아(Lethe Lishua)

 

 

1. 리슈아 (Lishua)

 

 이슈가르드의 귀족. 일찍이 남작위를 받았다. 각종 견제로 인해 그 이상의 작위를 받을 길이 요원하나, 애초에 이 이상 올라가봤자 적만 늘어날 뿐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모두 만족하고 있다. 견제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와 별개로 신뢰가 두텁다. 돈을 닥치는대로 삼키는 만큼 뱉을 줄 알기 때문이다. 신학원에는 이미 리슈아라는 이름의 장학 제도가 구축되어 있어 여러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교육을 위한 투자, 인재 양성이라는 명목 하에 학원 운영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를 통해 고위급부터 평민 성직자에 걸쳐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교황청에 들어가는 여러 고급품을 납품하는 집안이기도 하다. 고위 귀족들의 사치품부터 평민들의 생필품까지, 이슈가르드의 상권에서 리슈아를 빼놓고 말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슈가르드 문호 개방 이전에는 외부와 비밀리에 거래를 했다. 가문 사람들을 여럿 내보내 곳곳에서 크게는 상회, 작게는 가게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이슈가르드의 본가가 심장이라 한다면 외부의 분가는 핏줄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온갖 지역에 뻗어 있다. 에오르제아 전역은 물론이고 바다 건너의 동방, 전역에 넓게 분포한 수인족과의 거래도 활발하게 트여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편견이 없는 집안. 재물을 위해서라면 무엇도 가리지 않는다.

겉으로는 신실한데 속으로는 어마어마한 욕심을 품고 있다. 그러나 세계를 정복하겠다느니 조종하겠다느니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돈이 좋을 뿐이다. 오직 돈만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고 웃게 만든다. 경제력(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귀족이 장사를 하는 것은 천박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멸시를 받기도 하지만, 어마어마한 경제력에서 나오는 힘은 무시할 것이 못 된다. 4대명가가 아니고 품위가 좀 떨어질 뿐이다.

 

 문호 개방 이후에는 기존에 해 왔던 사업의 일부를 드러냈다. 일부만 밝힌 것은 혹시라도 트집 잡힐 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 어쨌거나 관리감독이 소홀해진 틈을 타 더 넓은 곳으로의 진출은 물론이고 독과점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드러내놓고 양아치 같은 짓을 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법의 울타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닥치는 대로 쓸어먹고 있다.

 

<요약>

 

1. 이슈가르드에 본가가 위치하고 분가는 전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 있다.

 

2. 재력, 영향력 등을 고려했을 때 높은 작위를 받아야 했지만 더 영향력이 커질까 우려한 사람들의 견제로 인해 남작에서 그쳤다. 올라가봤자 적만 늘어날 것을 알기에 그 이상 탐낼 생각은 없다.

 

3. 문호 개방 전에는 비밀스럽게, 개방 후에는 대놓고 장사를 벌였다. 뭉뚱그려 장사라고 서술했으나 실제로는 더 광범위하게 사업을 해왔다.

 

4. 고립되다시피 했던 이슈가르드의 상권을 거의 움켜쥐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하지 않은 이유는 철저한 이미지 관리와 복지 사업, 교황청을 위시로 한 고위급 가문이나 인사들에게 경제적 후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5. 개방적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먹고 본다. 종족, 계급, 직업 등 무엇에도 차별을 두지 않고 공평하게 뒤통수 칠 궁리만 한다.

 

6. 현재 공식적으로 밝혀진 재산은 빙산의 일각 수준이라고 한다.

 

7. 사람들이 정이 없다. 끈끈한 유대감 같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철저하게 이기적이다. 그러나 집단의 힘을 알기 때문에 결속력 하나는 참 좋다. 내부에서의 평화가 밖에서의 이점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의외로 내부 분열은 없다.

 

8. 대부분 건강이 좋지 못하다. 체력이 약하거나 건강이 나쁘거나 수명이 짧거나. 지략, 전략 등 두뇌 회전은 정말 빠른데 몸(건강)이 따라주지 않아서 종종 주춤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레테가 심각한 편이다.

 

9. 상인, 문관, 성직자가 9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5퍼센트는 레테처럼 백수거나 무관. 명이 짧은 사람들은 100퍼센트 무관이라 그렇다.

 

10. 총체적 평가를 하자면 미인이 많고, 성격이 나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전체적으로 건강이 좋지 못하며, 자신의 분야에 대한 욕심이 어마어마하다.

 

11. 뭐 이런 집안이 다 있나 싶다.

 

 

 

2. 레테 리슈아-성장기

 

 이슈가르드 본가에서 태어났다. 친모 클라리스 리슈아가 레테를 임신했을 당시 막 9개월로 접어들던 때에 건강상의 이유로 조산하고 말았다. 집안 내력으로 건강이 좋지 못했는데 하물며 조산이라 다들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섯 살이 되던 해에 병에 걸렸는데, 단순한 감기인 줄 알고 적당히 대처했다가 크게 앓게 되었다. 전염 등을 우려했던 집안 어른들이 성도의 환경이 환자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핑계로 그리다니아로 보냈다. 이때가 7. 한참 중대한 사업을 진행하던 중이라 신경을 분산시키고 싶지 않아 그리다니아에 지어둔 별장으로 보낸 것이다.

 

 2년동안 그리다니아에서 지내며 다행스럽게도 병세가 누그러지고, 레테는 다시 성도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연이은 환경 변화로 인해 다시 병이 깊어지게 되어 집안의 골칫거리가 된다. 16세가 되었을 때 다시 그리다니아로 떠나게 되고, 1년 후에 완쾌하게 된다. 그러나 심각하게 병을 앓았던 후유증으로 집안사람들의 평균보다도 건강이 나빠졌다. 환절기만 오면 감기를 달고 살며, 잠깐 달리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18세가 되던 해에 다시 성도로 돌아와 줄곧 살고 있다. 레테가 그간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곤 정말 한정적이었기에 그 생활이 그대로 굳어버려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그마저도 전문가처럼 뛰어난 실력이 아닌지라 본인도 금방 흥미를 잃기 일쑤. 책 속에서 방법을 찾고 흥미를 붙이게 된다.

 

 이 이상으로 특별한 것은 없다.

 

 

 

3. 관계 (추가중)

 

에레비(E'Levi)

 

리플라(Lifla)

 

일리에트 드 로뱅빌(Hiliette de Robangv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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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테 리슈아 (Lethe Lishua)

 

* 중원 휴런, 여성, 27세

* 별빛 2월 16일, 수호신은 할로네

* 애칭은 레리(Leri)

 

 

1. 외형

 마르긴 했지만 살이 홀쭉하게 빠진 인상은 아니다. 젖살이 빠지긴 빠졌는데도 볼이 말랑한 편이고 갸름하게 떨어지는 선은 본래 나이보다 어리게 보이도록 만든다. 눈매가 일자에서 미묘하게 내려와 순한 인상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좀 멍하게 보이기도 한다. 코끝이 동그랗고, 콧대는 지나치게 높지도 낮지도 않다. 입가에 작은 점이 있다.

 

 옅은 분홍색 머리카락은 맑은 색채가 아니라 조금 탁한 느낌이다. 밝은 햇살 아래서는 그마저도 흐리게 보일 만큼 옅다. 쇄골을 덮을 만큼 내려오고 숱이 풍성하며 물결치듯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평소에는 풀어 놓지만 연구를 하거나 책을 읽는 등 (나름대로) 활동적인 무언가를 할 때는 묶어둔다. 관리에 딱히 신경을 쓰지 않고 남에게 맡겨두는 편.

 

 눈썹은 단정하고 눈꼬리를 따라 일자보단 조금 둥글게 휘어 아래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고 있다. 눈동자는 제법 크고 또렷하지만 색은 그리 맑지 않은 벽안이다. 짙푸른 색이라기 보단 안개가 낀 것처럼 옅고 흐린 하늘색.

 

 창백한 피부와 전체적으로 옅은 색채는 일견 아파보이기도 한다. 빛바랜, 혹은 번지듯 옅어진 색으로 인해 환자와 다를 바 없다는 평을 들은 적도 많다. 혈색이 좋지 못하고 파리한 느낌. 방구석에서 책만 읽는 사람을 고스란히 그려놓은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청초한 인상이고, 사실 그대로를 말하자면 병약해 보인다.

 

 불러도 대꾸 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무슨 말을 건네도 표정 변화가 없다.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거나 사교적인 대화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어쩐지 무기력하고 다운된 분위기에 인상마저 흐릿해서 다른 의미로 눈에 띄는 편이며, 햇빛을 못 보고 자란 난초 같은 인상이다.

 

 

 

 

 

2. 신체적 특징

 157cm, 뼈대가 가늘고 조금 마른 편이다. 모친이 레테를 임신했을 때 본래 예정일보다 한 달을 마저 채우지 못하고 조산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서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평균보다 작은 체구에 건강도 좋지 않다.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했던 것은 커서도 변함이 없다.

 

 어릴 적 크게 병을 앓았다. 일곱 살이 되던 해 발병했고, 오래 병을 앓으며 격한 운동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어버렸다. 청소년기에 들어선 후에야 완치되었으나 당시 후유증이 커서 지금도 일교차가 크거나 날이 좀 쌀쌀하다 싶으면 바로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한다.

 

 자신의 손을 누군가가 만지는 것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을 가진다. 친한 사이라면 먼저 손을 뻗기도 하지만, 이와 별개로 손을 보이는 것조차 싫어한다. 곧게 뻗어 별다른 흉터도 없는 손이지만 정말 친하거나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볼 수가 없다.

 

 

 

3. 특이사항

 강박적일 만큼 청결에 집착한다. 먼지는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까다로운 아가씨를 모시는 고용인들만 고생이다.

 

 한 번 쓴 물건은 세 번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아주 아끼는 것이면 두고두고 사용하지만, 어지간한 물품은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다. 장갑이나 손수건 같은 것들도 소모품이나 다름없다. 싫증도 많이 내고, 변덕도 심한데다 까다롭고 눈이 높다. 여러 의미에서 모시기 좋은 주인은 아니다.

 

 이는 사실 유년기의 영향이 컸는데, 병마와 지겹게 싸우는 동안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던 날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았기 때문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고용인, 관심은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모 등의 조합으로 제법 고생을 했다. 습기로 눅눅해진 이불, 제대로 말리지 않아 퀴퀴한 냄새가 나는 옷, 덩그러니 방치된 물수건 같은 것들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옛날이 지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 외에도 무언가를 먹거나 마실 때엔 무조건 은식기만 사용하고, 옷을 입기 전에는 소독하는 등 대단히 까다롭고 예민하다.

 

 신체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긴 옷을 주로 입는다. 장식이 많은 것도 좋아하고 심플한 것도 좋아하는데 공통점은 장치마라는 것이다. 장갑은 필수. 피부가 약해 거친 옷감은 스치기만 해도 아파한다.

 

 

 

4. 목소리, 화법

 높지도 낮지도 않은 톤이며, 약간 힘이 빠진 것 같은 목소리. 듣다보면 졸리다.

 

 레테의 특징은 정확한 발음과 확실한 끝맺음. 말끝을 흐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상이 흐린 것과는 정반대로 어눌한 말투는 용납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영창을 통해 힘을 발하는 만큼 언어가 가지는 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말하는 것에 있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다. 철자 하나하나에 깃든 발음과 의미를 곱씹으려 하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려 하지 않다 보니 비유적인 화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함부로 말할 바에는 닥치겠다는 성격인지라 그냥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이것이 치명적인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

 

 해요체와 하십시오체가 섞여있다. 편하게 말을 놓는 사이에서는 그냥 막말을 한다. , 너의 격 없는 호칭은 물론이거니와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고 농담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만큼만 부르고 말한다. 정해둔 선이 누구에게나 보일 만큼 뚜렷해 다가가기 어렵다는 평을 듣는다.

 

 

 

5. 전체적인 성격

 일견 무기력해보이지만 언제든 망설이지 않고 등에 칼침을 놓거나 독살할 수 있다.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인류애 같은 것도 없다.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에서 추방된 이들의 말로가 어떤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사회가 규정한 보편적인 윤리와 도덕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공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하는 편. 학습된 도덕성과 주입된 윤리관이 있기에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다.

 

 타인에게 기대하지 않고, 의지하지 않고, 미련을 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그러한 감정을 받는 것을 꺼려한다. 감정적인 교류는 영 글러먹었다. 감정이 풍부한 편도 아니거니와 상호 교류라는 것과는 담을 쌓았기 때문에 뭘 하든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의 태도를 고수한다.

 

 그래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헌신적이다. 인간관계의 폭이 워낙 좁고 본인의 세계도 단절된 것과 다름없기에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상대에게는 한정적인 틀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 즉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자신의 방식으로 아끼고 베푼다.

 

 

 

6. 직업

 침대에 앉아 하루하루 죽어가던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책을 끼고 살면서 접하게 된 지식, 서재 깊은 곳에 감춰둔 금서를 읽고 자신의 길을 깨달았다. 건강이 나아지고부터는 흑마법에 더 매진하게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저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던 삶에 흑마법이란 무엇보다도 매혹적이었을 것이다.

 

 리더의 자리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 판을 보는 시야가 넓지 않다는 것을 본인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가능성과 한계치를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승리와 생존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두머리의 자격을 상실한 자에 대해서도 가차 없다. 손속에 자비를 두는 편이 아닌데다 웃전을 향한 존경심을 가지지도 않기 때문에, 자격을 상실한 순간 끝이다. 오직 생존, 승리에 모든 것을 걸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아군도 버릴 것이다.

 

 남들은 흑마도사라는 사실을 모른다. 흑마도사라는 것이 세간에 소개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기에 평범한 주술사 혹은 마법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라고 소개하거나 그냥 입을 안 연다. 그렇기에 실력이나 힘에 대해 모르는 편. 무언가를 맡으면 척척 해오니 실력은 확실한데, 여럿이서 협동해야 하는 임무나 장기 임무는 맡지 않으니 애매한 눈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본인은 전투를 상당히 꺼리는 편이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기에 뒤에서 보조를 하는 편.

 

 이 외에는 딱히 없다. 돈 많은 백수.

 

 

 

7. 취미와 특기

 취미는 독서, 원예(정말 꽃만 키운다). 수집하는 것을 좋아해 보석, 장갑, 귀걸이, 찻잔 등을 모은다. 특이하게 생긴 장신구는 일단 가지고 보는 듯.

 

* 보석을 감정하는 눈이 제법 좋다. 전문가와 대등한 수준은 아니지만 귀족으로서의 교양보다는 뛰어난 정도.

 

* 그림을 잘 그린다. 주로 풍경이나 정물. 사람을 그리는 것은 잘 하긴 잘 하는데, 본인이 싫어한다. 수채화를 좋아한다. 화풍은 조금 우울하고 안개가 한 겹 덧씌워진 것처럼 먹먹하고 흐리다.

 

* 리본 매듭을 잘 짓는다.

 

* 굉장히 쓸모없는데 사과를 토끼 모양으로 잘 깎는다. 본인도 왜 할 줄 아는지 모른다고 한다.

 

 

 

8. 호/불호

-좋아하는

짙은 푸른색(바다색), 검은색. 사실 색 자체에 대한 호불호는 거의 없지만 그나마 파란색과 검은색을 더 선호하는 수준.

 

-좋아하는 음식

담백하고 기름기가 적은 음식. 간식은 달콤하기만 한다면 뭐든 좋아한다. 쓴 음식은 잘 먹지 못한다. 쌉쌀한 차를 좀 마시는 정도.

 

-좋아하는 동물

털 달리고 작고 사랑스러운 동물은 다 좋아한다.

 

-그 외 좋아하는 것

희귀한 서적이나 유적지 정도. 장갑이나 보석, 장신구 등 수집욕을 자극하는 것들이면 뭐든 좋아한다.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 외에는 싫어한다고 보는 것이 좋다.

 

 정치적이고 계산적인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약간 동족 혐오의 느낌이다. 이 외에도 자잘하게 싫어하는 것은 많지만 크게 티를 내는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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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여중휴

 

 

 

40.

 독주를 밀어 권하고서는 널 위해 준비한 내 성의를 무시하지 말라며 웃어 보이는 흑마 주시오. 잔을 들어 보란 듯이 바닥에 흘려버리고는 네 성의가 너무도 초라해 받아줄 수 없다며 마주 웃어 보이는 백마 주시오.

 

 

 

41.

 

 허겁지겁 기어오는 암기. 정신력 바닥치고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다버리고 매달리는 조신하고 처절한 암기.

 

 포인트는 언제든 눈 뒤집고 달려들 수 있는데 길들여진 척 하는 거.

 

 

 

42.

 흑마가 성질 못 이기고 우는 거 그 앞에 안아서 흑마 머리카락 한 줌 쥐고 손가락으로 꼬면서 그래그래 하고 달래주는 암기.

 

 흑마가 불러도 대꾸 없길래 쓰러졌나 싶어서 문 쾅 열고 들어갔더니 바닥은 난장판에 여기저기 책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흑마는 눈 깜빡일 시간조차 아깝다는 듯이 뭔가를 써내려가는 중. 입으로는 계속 중얼중얼 외우고 있고 땀이 흘러내리고 묶어뒀던 머리카락도 흐트러져서는 암기가 들어온 것도 모르고 있는 흑마. 그 꼴 보면서 암기가 팔짱끼고 적당한 곳에 기대서 흑마 지켜보고 있을 듯. 그리고 흑마가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문장 쓰자마자 옆으로 픽 쓰러지는데, 그걸 보며 그럼 그렇지, 라고 말하며 혀를 차고선 들쳐 메고 나가더니 침대에 던져버리고 이불로 꽁꽁 말아버리는 암기.

 

 

 

43.

 

 어른의 분위기를 좀 잡았더니 체력 딸려서 본방도 전에 기절잠 시전해버린 흑마.

암기가 금지된 언어 배울 듯.

 

 야밤에 뛰쳐나가서 냉수마찰 폭포 수련하는 암기.

 

 

 

44.

 되게 흔한 클리셰인데 난 좋아해. 흑마 주량 바닥을 치는데 연구 잘 풀려서 포도주 한 잔 마시고 (암기는 옆에서 이미 두병 깠음) 눈 풀렸는데 암기 몇 초간 말없이 바라보다가 웃으면서 남의 이름 불렀으면.

 

 한손으론 의자 등받이 잡고 귓가에 다가가서 다정하게 흑마 이름 부르는 암기. 다른 손으로는 흑마가 와인잔 든 쪽으로 목부터 찬찬히 쓸어내리더니 잔 부드럽게 쥐고 가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똑 분질러버리고 그게 누구야? 하며 조곤조곤 묻는 암기.

 

 상황파악 못한 흑마가 암기한테 기대서 xxxx지 누구겠어. 하는데 암기 표정 못 봐서 다행일 듯. 암기한테 안겨서는 그때는 나 (애칭)이라고 불러줬잖아, 하는데 암기가 그 말에 눈 돌아간 거면 좋겠다.

 

 

 

45.

 흑마가 초콜릿 자기 입술에 바르고 암기한테 갔는데 암기는 자기가 드디어 미쳐서 헛 걸 보는 줄 아는 거지. 내 눈이 드디어 미쳤나 돌았나 하는데 흑마가 쌩하니 돌아선 거 쫓아가서 끌어안고 정신없이 입 맞추기.

 

 꿈인 줄 알고 정신줄 놓은 채로 키스하다가 혀 깨문 흑마가 떨어지자마자 싸대기 치고서야 정신 차리는 암기.

 

 한번만. 딱 한번만 더 하자. 하는 암기랑 두 번은 없다는 흑마의 팽팽한 신경전.

 

 

 

46.

 흑마 샴푸해주는 암기 보고 싶다. 내 머리카락 다 뽑아버리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흑마의 의심을 싸그리 잠재우다 못해 흑마까지 잠재우는 암기 (슬리플 건듯) 암기 진짜 엄청 세심하게 슥삭슥삭 해주겠지? 드라이까지 팡팡 완벽 뜻밖의 재능.

 

 

 

47.

 흑마 목에 계속 잇자국 내는 암기. 미묘하게 아픈데 좋은, 좋은데 아픈. 흑마가 뭐라고 할라 치면 칭얼거리는 투정쯤으로 받아들이는 암기. 토닥토닥 그래그래

 

 

 

48.

 

 벽난로 앞에 서서 멍하게 있는 흑마 보고 싶다. 암기가 뭐하냐고 묻는데 아무 대답 없이 그저 생기 없는 눈으로 타닥타닥 타오르는 불꽃만 바라보는 흑마. 뭐야 싶어서 가까이 와본 암기가 상태 보자마자 흑마 안아들고 달려서 침대에 있는 거 바닥으로 와르르 쏟아버리고 눕히는 거 보고 싶다.

 

 에테르도 기력도 다 빠져서 쓰러지기 직전인거 겨우겨우 약이랑 물 먹이고 재운 후에 물수건 가져와서 식은땀 다 닦아주고 팔다리 주물러주고. 예전에 암기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딱 하루 흑마가 쓰러지고 사경을 헤맸던 적이 있어서 흑마의 건강 적신호에 누구보다도 민감하고 예민한 암기.

 

 흔한 거 있잖아. 아프면 소맷자락 붙들고 곁에 있어달라고 어리광 피우는 그런 거. 그게 아니면 울기라도 해. 말을 해. 차라리 울어. ? 제발 내게 말을 해 줘. 아무것도 안 해도 좋고 안 참아도 좋으니 제발 아프다고 한마디만 해. 내가 다 가져다줄게. 내가 다 삼킬 수 있어. 내가 다 안을 수 있다고.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침울한 게 흑마에게 있어 자신은 여전히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란 거지. 근데 등신같이 그런 네가 뭐가 좋다고 못 떠나냐고 조소하지만 더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고. 성격 더러운 암기 내놔.

 

 

 

49.

 전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암기는 지키고 흑마는 이긴다는 게 내 뇌피셜인데 지키는 거랑 이기는 건 비슷한 것 같아도 완전 다르다는 게 좋아.

 

 

 

50.

 

 암기흑마 사랑의 도피.

 

 낭만을 찾기에는 지나치게 암울한 삶을 살아온 기사와 낭만을 찾기엔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던 마법사가 사랑 하나를 품고 깊은 밤 달아나버리고.

 

 

 

51.

 

흑마 안색이 너무 창백하다고 걱정하는 암기. 그런 암기한테 코웃음 치더니 그런 말 하기 전에 본인 얼굴이나 보라고 하니까 암기가 내 걱정을 해준 거냐고 감동해서 울어야함

 

 

 

52.

 

 부채 살랑살랑 흔들다가 천천히 접더니 그대로 암기 싸대기 치는 흑마 보고 싶다.

흑마가 이러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닌데 암기는 흑마가 자기한테 관심이 없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아하고. 사실 흑마가 아무리 쳐봤자 생채기 하나 없기에 더 달가웠을지도 모름.

 

 그리고 흑마가 계속 패악질 부리라고 종용한 게 암기였으면 좋겠다. 일이든 뭐든 우연을 가장해서 흑마 성질머리 돋궈놓는 거지.

 

 흑마 성질머리 건드는 암기 좋아. 서른 중반쯤 되는 레젠이었으면 좋겠다. 진짜 어지간한 일에는 눈 깜짝 안하고 늘 잔잔하게 미소 짓고 있는 암기가 흑마 툭툭 건드는 거지.

 

 그냥 건드는 게 아니고 뭐야 그거 복흑? 암튼 겉으로는 다정하고 젠틀한데 속은 시꺼먼,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런 성격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흑마를 자기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꿰고 있어서 어떻게 하면 될지 정확하게 아는 그런 거.

 

 노련하고 치밀한 암기 손바닥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흑마.

 

 

 

53. 

 암기흑마에서 흑마가 매달리는 것 같은 모습이 너무 좋다. 불안정하고 제멋대로인 흑마가 암기의 일방적인 보호를 받는 것 같지만 사실은 흑마를 보호하며 위안을 얻고 마음을 다잡는 암기. 암기에게 있어 흑마는 삶의 절대적 가치를 지녔는데 흑마는 언제든 버리고 돌아설 서 있다는 게 더 좋아.

 

 

 

54.

 

 흑마가 연구와 자기 자신, 그리고 암기에게만 관심을 두어야만 안심하는 암기. 대검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가 아직 뜨거웠고, 바닥에 널부러진 것들은 형체조차 알 수 없는데 과연 누구였을까. 암기가 그렇게까지 막 나가는 건 아니라 흑마가 관심 보였다고 살인하고 그런 건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자비로운 성격도 아닌 게 보고 싶음. 흑마는 원한 살 곳도 제법 많아서 죽이러 오는 사람들 많았으면 좋겠다. 그 사람들 족족 암기한테 죽어나가지만.

 

 아무튼 흑마가 자신을 향한 위협에 눈을 돌리고 그 사람을 목격하는 것마저 치가 떨리도록 싫었던 암기

 

 

 

55.

 

 성격 더러운 암기도 좋아~ 말 가리지 않는데 손속은 제법 자비로워서 쉽게 살인하지 않는 편. 오히려 흑마가 엇나갈 때 옆에서 조용히 잡아주는 타입인데, 그렇다고 해서 마냥 오냐오냐 하는 건 또 아닌 암기가 보고 싶다. 흑마가 책상 쫙 밀어버려서 바닥으로 와장창 깨지고 떨어지면 암기가 혀 차면서 자기 분노에 못 이겨 눈물까지 글썽이며 부들부들하는 흑마 휙 들쳐 메고 침대에 던져버린 뒤 이불로 꽁꽁 감싸고 한숨 자라 하는 거지. 머리 좀 식히라고 하면서. 근데 흑마가 꾸물꾸물 나오려고 하면 침대 헤드에 대검 콱 박아 넣고 말 들어. 하면서 흑마 노려보고.

 

 

 

56. 

 

 흑마랑 적마 조합도 좋아함.

 

 적마가 쓰는 마법이 아류라고 생각해 되게 하찮게 보는 흑마. 근데 꽃이 피어나듯 마법이 펑 하고 터지는 순간 매혹되는 흑마 보고 싶다. 적마 졸졸 따라다니는 흑마랑 그런 흑마 귀엽게 보는 적마. 적마가 훨씬 연상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흑마 제대로 조련하는 적마 보고 싶다. 당근과 채찍의 초고수라서 흑마조차 깨갱하게 만드는 위이대한 적마도사 보고 싶어. 약간 로맨틱하면서도 코믹한 그런 커플 보고 싶다.

 

 

 

57.

 

 암기가 흑마 목 바로 옆에 대검 쾅 내리꽂으면서 묻는 게 보고 싶다. 너한테 사랑은 뭐야? 네게 있어 나는 뭐야? 그리고 흑마는 그런 암기 빤히 보다가 왜 울어? 울고 싶은 건 나야. 라고 말하는 그런 게 보고 싶어.

 

 

 

58.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길 원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잖아요?

 

 학자흑마도 좋아함. 흑마가 이미 사랑에 빠졌단 걸 오래전에 눈치 챈 학자. 흑마가 네가 원하는 걸 내가 줄게의 자세로 나오면 그게 아니라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잖아, 내 핑계를 대면서로 바로 정곡 찌르는 거지.

 

 흑마 닥치게 만드는 학자 너무 좋아. 흑마가 순순히 닥쳐주지 않고 어떻게든 피해가겠지만 학자의 관심과 사랑은 흑마와 궤를 달리하는 곳에서 반쯤 미쳐있는 거였음 좋겠다.

 

 

 

59.

 야생에서 자란 전사는 다듬어지지 않은 맹수 그 자체일 것 같음. 반면 흑마는 정말 펜 이상으로 무거운건 들어본 적 없을 것 같고. 흑마가 아무리 성격 더럽고 악랄하고 도덕도 뭣도 없다지만 전사의 '없다' 는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웠으면 좋겠다. 흑마와 다른 방면에서 잔혹하다던가.

 

 그리고 본능이나 직감이 대단할 것 같음. 흑마는 오히려 위기의식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전사가 흑마 잡으려고 덫을 깔고 간을 봐도 눈치 못 채는 게 좋아. 흑마가 둔하다기 보단 전사가 지나치게 대단한 사냥꾼인거지. 사냥꾼의 기본은 인내였고 전사는 기다릴 줄 알았으며 흑마는 지나치게 똑똑했다는 거.

 

 전사는 오히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고 곧장 행동했기에 흑마가 그걸 간파하지 못했던 거지. 흑마는 수도 없이 계산하고 도출하고 분석하고 몇 번은 더 꼬아보고 수십 번 내다보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단순하게 치고 들어와 자리 잡은 전사는 눈 밖으로 밀려났던 거지.

 

 가장 방심한 순간, 가장 무의미할거라 생각했던 상대에게 순식간에 삼켜지는 게 너무 보고 싶다. 이 초원은 사냥꾼의 영역이었고 전사는 그중에서도 으뜸이었던 그런.

 

 

 

60.

 

 온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타오르는 순간 사랑에 빠지는 백마도사 보고 싶다.

 

 자연을 숭배하고 언제나 경이롭다 생각하지만 어째서 인간은 자연을 뛰어넘을 수 없는지를 계속해서 생각하던 백마. 그렇지만 결국 인간은 자연의 일부일 뿐이고 아주 작기에 자연의 위대함과 거대함 앞에 복종하고 따라야 한다고 여겼겠지.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

 

 그 자연이, 나무가, 숲이, 그토록 싱그러웠던 녹색의 대지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고 불씨가 흩날리며 재앙처럼 번지는 불길이 뿜는 열기에 무릎 꿇는 백마. 천천히 돌아보는 흑마도사의 무심한 눈길에 문득 한기를 느꼈지만 주변의 열기에 정신없이 빠져드는 거지. 가장 위대하다 생각했던 자연이 인간의 손에 무너지는 것을 본 순간, 그 자연이 내릴 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을 본 그 순간이야말로 백마도사의 얇은 벽을 부수는 날이지 않을까. 가라앉아있던 불만을 꺼내고 웅크려있던 탐욕이 서서히 끓어오르는 그런거.

 

 

 

61.

 

- 나랑 아주 먼 곳으로 떠나자. 낯선 것들이 잔뜩 있는 곳으로 떠나서, 아주 특별한 것들을 먹고 새로운 것들을 입고 사랑스러운 풍경을 보는 거야.

 

 어린 시절 손가락 걸어가며 약속하는 (미래의) 음유흑마 보고 싶다. 결국 음유시인의 화살이 꿰뚫은 것은 사랑하는 연인이었지만.

 

 

 

62.

 음유가 불러주는 자장가 없이는 잠들지 못하는 흑마 보고 싶다. 잠을 자기야 하지만 안심하고 푹 자는 게 아니라 얕게 잠깐 잠드는 정도. 음유가 먼 곳으로 갔다가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하는 건 눈 밑이 검게 물든 연인을 끌어안고 토닥이며 제일 좋아하는 자장가를 불러주는 일.

 

 언제나 신경이 날카롭게 서있는 흑마를 부드럽게 어르고 달래며 돌보는 음유. 마냥 다 괜찮다고 하니 오히려 불안해진 흑마 보고 싶다. 내가 죽어도 너는 인생이란 게 그렇지 뭐, 라고 말하며 떠나갈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음유가 처음으로 표정을 지우며 화냈으면 좋겠다.

 

 

 

63.

 언제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짙은 회의와 피로를 느끼던 나이트가 흑마의 절대악을 향해 충성과 사랑을 고백하는 게 보고 싶다. 내 앞에 머무르는 모든 정의가 당신 발아래 있기를 기원한다며 흑마의 손등에 입 맞추는 나이트.

 

 

 

64.

 위험해요, 조심해요, 하루 온종일 수백 번씩 말하는 닌자와 네가 제일 위험하니까 닥쳐 라고 말하는 흑마. 흑마가 길을 걸어갈 때면 돌부리에 걸릴까 노심초사.

 

 침대에서도 위험하다고 말하는 닌자와 손으로 자기 얼굴 가리면서 제발 닥치라고 하는 흑마.

 

 

 

65.

- 제발 내게 기회를 주세요, 왜 나는 안 된다고 말하나요?

 

 솬흑 보고 싶다. 순수하게 눈을 깜빡이며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솬과 그런 솬을 경멸하는 흑마. 차갑게 얼어붙은 손끝보다 더 시린 표정을 보며 마음 아파하는 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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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릴 적 레테 곁에서 지내다가 레테를 동정하며 그런 자신에게 희열을 느끼는 열등감 max 레젠 보고 싶다. 자격지심도 어마어마하고, 자기 집안도 리슈아에 비하면 너무 딸리니까 열등의식도 있는데, 레테가 사는 건 자기보다 훨씬 힘겨워 보이니까 그거 위로하고 곁에서 성격 다 받아주면서 자기 자존감 채우는 거지. 레테가 뭘 해도 그래그래 어떤 말을 해도 오냐오냐 뭐든 다 받아주고 다정하게 위로하고 애정을 퍼붓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을 위해서일뿐. 근데 찐으로 사랑하고 있는 건 또 맞아서 레테가 침실에 낯선 이를 끌고 올 때마다 상처받고 속 뒤집어지는 게 보고 싶군.

 

 레테 침실의 문이 닫히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게 보고 싶다. 하루 온종일 머리 싸매고 분노하고 슬퍼하면서 다음날 레테 방 직접 치워주고. 그리고 단 한 번도 자신은 레테의 손길을 받은 적 없다는 사실이 애틋하고 사랑스럽고 고맙고 그만큼 또 원망스럽고 분했을 듯.

레테가 성질부릴 때마다 받아주면서 행복해하는 게 보고 싶다. 그래 너는 그래야지 지금처럼 꼭 영원히 이렇게 뭐 이런 생각 하면서. 레테가 고립될수록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미친 감정이고 그런 레테가 점점 더 추락하는 것 같아서 행복한 레젠.

 

 

 

2. 

 샤르트르하고 레테 집안끼리 혼담 오갈 때 레테랑 약혼하기로 했던 건 사실 샤르트르가 아니라 그 동생이나 사촌이었으면 좋겠다. 레테가 외동이니까 데릴사위로 들이겠다고 한 거고 샤르트르는 저번에 그 누구지 베아트리체?? 베아트리스?? 암튼 다른 귀족가 여식이랑 약혼하고 레테가 신학원에 들어가려다가 말았던 게 한번 외출을 하려면 각오하고 대비할게 너무 많아서. 원체 허약한데 이슈가르드는 기후조차 레테를 돕지 않으니. 암튼 그런 이유로 신학원 입학은 무산됐고, 대신 가정교사를 정말 우수한 사람으로 붙여서 배우게 했겠지. 그중 한명이 샤르트르여도 좋겠다.

 

 아가씨가 아닌 척 기대하는 순간이 샤르트르의 방문이었으면 좋겠다. 집안끼리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그렇지만 바깥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날이니까. 자기 약혼자랑 닮은 얼굴이라 친숙한 것도 한 몫 하고, 샤르트르도 다정하게 잘 챙겨주겠지. 그나마 성도가 따뜻해지고 눈이 그친 날이면 샤르트르가 레테를 에스코트해서 산책 가는 게 보고 싶다. 서로 가까운 집안이기도 하니 크게 문제될 것도 없고. 서로 만찬에 초대하기도 하는 그런 사이? 그러다가 샤르트르하고 베아트리체 결혼식에 대한 얘기가 진지하게 나오는 거지.

 

 성도에 영웅의 발걸음이 닿은 후 레테의 집안은 명예에 흠집은 좀 났고 권위는 떨어졌어도 부와 상권을 통해 살아남은 반면 샤르트르는 깨끗하게 쓸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전쟁과 반기로 레테의 약혼자(샤르트르 동생)는 사망하게 되는데……. 레테가 처음으로 남을 위로하게 된 날이 샤르트르가 눈물을 보였을 때면 좋겠다. 해본 적 없는 게 너무 티 나도록 어색하게 등 토닥토닥 해주는데 그 어설픈 손길이나마 받으려고 품에 파고드는 샤르트르. 커다란 레젠이가 휴런이한테 앵겨드는 거 좋지 않나요? 아니라구요? () 더 있나?

 

 그리고 베아트리체가 실종되었단 소문이 성도에 넘실넘실. 샤르트르가 넋을 잃고 있다는 소식에 감기가 낫지 않은 몸으로 잔기침 뱉으면서 샤르트르 집에 찾아가는 레테. 집안을 가득 메운 냉기에 몸을 떠니까 샤르트르가 자기 옷 몇 벌이고 꺼내 와서 레테 꽁꽁 감싸고 앉는 곳에 깔아줬으면. 근데 레테도 충동적으로 찾아온 거라 할 말이 없어서 옷깃 매만지는 손길만 무안하고. 한참동안 침묵만 흐르다가 레테가 좋은 책을 가져왔으니 읽어보라면서 건네주는 거지. 레테나 샤르트르가 평시 읽던 게 아니라 가볍게 읽을 만한 내용이었음 좋겠다. 레테 나름의 위로라던가.

 

 샤르트르에게 있어 가장 힘겨운 시간인데 레테 곁에서 머물며 힐링했으면 좋겠다. 식사 같이 하고 티타임도 가지고. 레테 집안에서도 묵인해주고.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레테 집안이 크게 흔들렸으면 좋겠다. 그나마 남아있던 귀족의 이름마저 송두리째 흔들리는 그런 거. 파랗게 질려서 손수건 꽉 쥐고 있는 레테를 보던 샤르트르가 찻잔을 내려놓고 옆으로 다가가 앉는 게 보고 싶다. 그러더니 레테 휙 들어서 자기 무릎 위에 앉히고 둥기둥기. 어렸을 때는 가끔 그렇게 해줬지만 레테가 자라고 나선 손잡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는데 새삼스레 격 없이 안아주었으면.

 

 레테가 자기가 왜 두려운지, 왜 서러운지도 모르고 샤르트르한테 안겨서 한참동안 울었으면 좋겠다. 소리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는 레테에게 울면 머리가 아플 테니 그만 울라며 어르는 샤르트르. 그리고 우리는 생각해야 합니다, 샤르트르가 어떤 놈인지를…….

 

 레테를 안아주며 미소 지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레테는 휙 떠나가야겠지. 봄꽃 위의 나비처럼 마냥 연약할 줄 알았는데 자기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나가는 레테를 허망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샤르트르가 보고 싶군.

 

 돌아버리는 샤르트르 보고 싶다. 내가 당신을……. 이라고 시작해서 끝은 오열이었음 좋겠다. 근데 그마저도 거짓이었으면. 레테를 자기 손에 쥐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샤르트르 보고 싶다. 처음에는 성공해서 레테의 환심도 샀고 가장 연약한 부분을 알게 되었지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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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여중휴

 

 

27.

 닌자흑마 하면 혐관 모션부터 떠오르지만 다정한 닌자와 닌자 한정으로 좀 부드러워지는 흑마가 보고 싶어.

 

 흑마 주변에 은신하고 있는 닌자 보고 싶다. 눈앞에 나타나면 될 텐데 소심해서 그런 거 못하고 그냥 멀찍이서 바라만 보고, 혹시 흑마 가는 길에 마물같은 거나 좀 불량배(?) 같은 애들 있으면 몰래 휘리릭 치워버리고 우연을 가장해서 만나볼까 꿈지럭대다가 결국 숨어버리는 닌자.

 

 근데 정말 예상치도 못한 데에서 흑마랑 마주쳤으면 좋겠다. 속만 소심하지 겉으로는 무덤덤한 닌자가 완전 고장나버리는 거 보고 싶어.

 

 

 

28.

 야릇하면서도 잔잔한(??) 암기흑마 보고 싶다. 술에 취한 암기랑 흑마. 주량이 천지차이라 둘이 마신 양은 어마어마하게 차이나지만(n병 암기와 반잔 흑마) 비슷하게 취한거지. 추태 부리는 거 말고 서로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그런 거 있잖아 왜.

 

 흑마도 눈 풀리고 분위기도 달달하니 자꾸 눈 감기려고 하는 걸 억지로 깜빡거리고. 속눈썹 팔랑거리는 모습을 넋 놓고 보던 암기가 조심스럽게 흑마 머리카락 정돈해주는 거 보고 싶다. 이마 위로 흘러내린 몇 가닥조차 조심조심.

 

 흑마가 장갑 끼고 있었는데 더워지니까 손으로 부채질 하다가 손가락 하나하나 천천히 벗는데 그 장면이 암기에게 너무나도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거지. 괜히 얼굴 뜨겁고 목이 타고 입술 마르고. 정말 별거 아닌데 내 앞에서 한 번도 장갑을 벗어본 적 없던 사람이니 괜히 더 어쩔 줄 몰라 하게 되는 거.

 

 그리고 흑마가 잠투정 좀 부리니까 암기가 그럼 잠시 기대있으라고 하는데 흑마가 눈 깜빡이다가 진짜 머리 기대고 암기는 심장이 막 롤러코스터 붐밤밤! 술잔 든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심장소리에 혹시 흑마가 깰까봐 두렵지만 너무 설레고 행복하고. 시간을 멈춰달라고 믿지도 않는 신에게 애원하고.

 

 그러다가 흑마가 고개 슥 들어서 암기야. 하고 나직하게 부르는 거지. 물론 썰이니 암기라고 하지만 이름을 불렀겠지. 매일 성씨로 불리다가 이름 처음 불린 암기 고장 나서 삐걱삐걱 내려다보는데 흑마가 아무 말도 안 해. 그냥 쳐다보고만 있어.

얼굴은 발갛고 눈매는 나른해져서 쳐다만 보는데, 암기도 그 순간 욕심과 용기가 나서 흑마 코앞에 바짝 얼굴을 가져다 대는데, 그 순간 흑마가 손을 뻗어 암기 뺨 아주아주 천천히 그리고 살며시 쓰다듬었으면.

 

 

 

29.

 장갑 끼는 흑마 유심히 지켜보다가 이로 손가락 끝부분 물어서 벗겨내는 학자 보고 싶다. 흑마는 가만히 있다가 장갑 다 벗겨지니까 반대편 장갑 스스로 벗고 학자한테 던지기. 장갑으로 싸대기 맞았는데도 웃고 있는 학자.

 

 

 

30.

 아 흑막 암기와 세상 예민하고 까칠한 흑마 보고 싶다.

 

 정신력 압도적으로 낮은 암기가 흑마한테 매달리는 거 보고 싶어. 다들 흑마가 암기한테 까칠한 것만 보고 암기가 설설 기면서 다 맞춰준다 호구다 그러는데 막상 까보면 흑마가 매달려오는 암기 뿌리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는 거였으면.

 

 딱히 위로한다거나 조언하거나 뭐 이런 건 전혀 없고 그저 암기가 울 때, 괴로워할 때, 매달려올 때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는 흑마. 근데 그마저도 너무 좋아서 너무 기뻐서 그 시선 한 줌이라도 자기가 가졌다는 게 너무 황홀해서 암기는 더 깊이 사랑에 빠지는 그런 거.

 

 

 

31.

 내 썰이나 연성 혹은 자캐로서의 흑마가 예민하고 까칠한 건 맞는데 그렇다고 해서 사방팔방 막 그러고 다니는 건 아님. 자기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로 올라서게 된 만큼 그 지식에 대한 자부심도 강할 거고, 주술과 흑마법에 몰두하는 만큼 위험한 힘을 다루게 되니 더 예민해져야 하는 게 맞다고 봄.

 

 자기 자신의 능력임에도 조금만 어긋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당연히 언제나 모든 감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고, 더 심층적이고 완벽하고 강력한 힘을 위해서는 쉬지 않고 연구에 전념해야함. 안 그래도 체력이 부족한데 책임질 것은 많고 할 일도 많으니 자연 그렇게 될 수밖에.

 

 

 

32.

 백마흑마 맛있겠다. 흑마가 다루는 힘이 역겹고 삿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흑마 잡아다가 꿇어앉히고 그 앞에 거만하게 앉아서 흑마 머리 위로 성수 붓는 게 보고 싶다. 흑마는 눈 하나 깜짝 않고 성가신 것을 대하듯 바라보는데 그 모습에 더 약이 오른 백마가 흑마 턱 들어 올리면서 그깟 힘에 미쳐서 나라도 팔아먹을 상이라고 비웃었으면. 젖은 머리카락을 태연하게 넘긴 흑마가 조소를 지으며 내 나라만 팔겠어? 라고 말하니까 먼 과거의 역사가 떠오른 백마는 이를 부드득 갈고.

 

 

 

33.

 날 좋아하니?

 

 용기사에게 묻는 흑마 보고 싶다. 그 앞에는 온 몸으로 억울하다고 외치면서 눈물 뚝뚝 흘리는 용기사가 있고. 흑마의 발끝만 노려보다가 고개 끄덕이는데 너무 분해서 어쩔 줄 모르는 그런 모습이었으면.

 

 

 

34.

 용혈에 취해서 반쯤 정신 나가있는 상태의 용기사를 보고 매혹당한 흑마 좋지 않나요? 정말 참된 흑마라니까.

 

 그리고 용기사는 정말 알 수가 없었음 자각은 엄청 빨라서 억울해 하는 시간도 엄청 길듯ㅋㅋㅋㅋ 내가 왜 저딴 걸, 내가 왜 쟤 같은걸 내가 왜 도대체 왜 내가.

 

 

 

35.

 네가 날 사랑한다고? 나를? 이러면서 암기 비웃는 흑마랑 그런 흑마 손잡아 끌어서 손바닥에 입 맞추는 암기.

 

 

 

36.

 내가 재밌는 거 보여줄까? 해서 암기가 눈 초롱초롱하게 뜨니까 흑마가 갑자기 작은 칼 꺼내더니 자기 손가락 쫙 펼치고 쾅쾅 손가락 사이사이 건너뛰면서 찍어 내리는.. 그거 뭐라 그래? 암튼 그거 해서 암기 탈색됨

 

 

 

37.

 앞에서 암기가 일어나서 밥 먹으라고 재촉하는 거 물끄러미 보다가 으응, 하고 웅얼웅얼 대꾸하고 배시시 웃으면서 이불 속으로 들어가 버리기.

암기 고장 나서 덜그럭거리고 결국 흑마 못 깨운 채 한참동안 서있기.

정말 비몽사몽한 흑마와 최대수혜자 암기

 

 

 

38.

 흑마 손끝에서 피어난 불을 보는 암기가 손대면 뜨거울까? 하고 멍한 눈으로 물어보는 게 좋아. 당연히 뜨겁겠지만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란 걸 흑마가 언제쯤 눈치 챌까 지켜보는 제3자의 마음으로 썰을 풀고 있다.

 

 

 

39.

 와인잔 들고 있는 흑마 보고 싶다. 투명한 유리잔의 곡선을 타고 차오르는 포도주를 멍하니 바라보는 암기. 입술이 유리잔에 입 맞추는 순간부터 줄곧 눈을 떼지 못하다가 한 모금 넘어갔을 때 흑마의 손을 잡아 부드럽게 잔을 가져오는 암기. 술에 약한 흑마가 그 한 모금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데 암기가 초콜릿 입에 물고 흑마한테 넘겨주는 게 보고 싶다. 어른의 향이 나는 그런 입맞춤이 너무 보고 싶음. 건조하게 떨어질 줄 알았는데 흑마가 팔을 뻗어 암기를 끌어안고, 어느새 와인잔은 바닥으로 추락해 구르고. 흰 러그를 물들인 새빨간 흔적 위로 조급한 암기의 발자국이 찍히고, 흑마 발끝이 겨우 암기 발등 위에 닿은 순간이 보고 싶다. 밤은 깊어가고 난데없는 열기에 허우적거리는 암기흑마 보고 싶어. 제멋대로 나뒹구는 잔 따위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혀 위를 맴도는 맛이 초콜릿의 달콤함인지 포도주의 쌉쌀함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밤.

 

 흑마 허리에 감긴 손끝에서 부드러운 천이 한껏 구겨지는 순간이라니 정말 너무 짜릿하다. 언제나 차가웠던 흑마의 손이 이렇게나 설렜던 적이 있던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금 내가 취하는 것은 네가 삼켰던 포도주의 여운 때문일까 아니면 사랑 때문일까 속삭이는 암기.

 

 흑마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대꾸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암기는 마냥 좋아서 흑마한테 매달리는 게 보고 싶다. 거친 손아귀에 부드럽게 감겨오는 비단과 뜨거운 목덜미를 감싸는 차가운 손.

 

 바닥에 떨어진 와인잔에 흑마 구두 끝이 살짝 닿을 듯 말듯 했다가 금방 휙 들려버리는게 보고 싶다. 굳은살로 단단하고 투박해진 손이 비단을 스쳐 내려오더니 이내 새하얀 발목 위의 매듭을 풀어 내리고 구두가 툭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암기가 흑마의 차가운 맨발을 감싸 쥐는 게 너무너무 보고 싶어.

 

 암기가 입고 있던 셔츠의 어깨부근이 유독 주름지는 게 당연하지 않겠어? 희고 가는 손가락이 애타게 붙든 뻣뻣한 천 아래로 뜨겁게 달아오른 열기가 금방이라도 녹을 것처럼 뜨겁고. 여유롭던 호흡이 제멋대로 들쑥날쑥 널뛰고, 발아래 흰 시트가 조금씩 구겨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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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른 썰 (13~26)  2019. 3. 1. 23:23

흑마=여중휴

 

 

13.

 잠에 취해서 비몽사몽한 흑마 보고 싶다. 몽롱하게 풀린 눈과 따끈따끈하고 묘하게 말랑한 흑마. 그리고 최대수혜자 암흑기사

 

 

 

14.

 암기흑마 되게 찐득찐득한 거 보고 싶다. 끈적하고 질척한데 흑마는 담백하다 못해 싸늘하고 암기만 그런 거. 근데 흑마도 아차 하는 순간에 그 속으로 떨어질 것을 아니까 팽팽하게 줄다리기하듯 기싸움 하는 게 보고 싶어.

 

 

 

15.

 흑마가 정확하게 아는건 아니고 감으로 아는건데 제법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음 좋겠다. 자기가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틈을 보여주는 순간 암기는 분명 자길 끌고 심연으로 떨어질 거란 걸. 암기가 흑마 삼켜버리는 그런 게 보고 싶어. 흑마도 만만치 않아서 정말 둘이 팽팽한 신경전 벌이는 모습이 보고 싶은데 모든 순간에 암기가 맞춰주고 양보하고 기다려주고 포용해주는 게 좋아. 사실 그 모든 순간이 사랑에 푹 빠져서 미쳐있는 거면 더 좋고. 애매한 경계에서 한없이 베푸는 사랑이 사실은 끝없는 어둠인 게 보고 싶다고.

 

 

 

16.

 암기가 자기 무릎에 흑마 앉히고 디저트 먹여주는 거 보고 싶다. 흑마는 냠냠 맛있게 받아먹다가 암기가 안 주려고 하면 과자 하나 집어서 암기 먹여주는데 암기가 그런 흑마 손끝에 입 맞추는 게 보고 싶어.

 

 

 

17.

 암기흑마 왈츠 보고 싶다. 아니어도 걍 둘이 춤추는 거 보고 싶어. 흑마가 한번 추고 싫다고 하니까 조심스럽게 안아들고 자기 발 밟게 한 다음 추는 거 보고 싶다 ㅠㅠ

 

 

 

18.

 학자가 흑마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냉정하고 날카로운데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다정했으면 좋겠다. 탐욕이나 갈망도 흑마 못지않게 넘쳤으면. 겉과 속이 너무너무 다른데다 속은 완전 무저갱과 같아서 섬뜩했으면 좋겠다. 그런 애가 다정하게 웃고 맞춰주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19.

 흑마가 푸른 보석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챈 학자가 모르포의 모양을 본뜬 머리핀을 선물해줬음 좋겠다. 큼직한 사파이어가 박혀있어서 무거운데 빛이 너무 영롱하고 세공도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답고. 은과 푸른 보석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받자마자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너무너무 흑마 취향이라서 눈을 떼지 못하고 만지작. 장갑 낀 손이 빛나는 보석만 만지고 있으려니 학자가 아무것도 안했으니 원한다면 실험이라도 해보라 그러고. 그리고 눈앞에서 증명된 머리핀을 흑마가 조심조심 두 손으로 잡아서 고맙다고 말하고. 그리고 넘나 당연한 얘기지만 당연히 머리핀은 보통 물건이 아닌거지.

 

 

 

20.

 멍청해진 흑마 너무너무 좋아 사랑에 빠져서 자기도 모르게 바보 같은 짓 하고. 사랑 앞에 무력해진 흑마를 매가 병아리 채가듯 학자가 채가는 게 보고 싶음.

사랑 앞에 눈이 멀고 연인 앞에 패배한 흑마. 가장 달콤하고 행복한 패배의 순간이 넘넘 보고 싶고 뒤에서 다가오는 파멸의 손길.

 

 

 

21.

 전사흑마 드실래요? 야수같은 전사 말 한마디로 얌전하게 만드는 흑마. 전사 정말 야수 같았음 좋겠어요. 야성미 넘치는 그거랑은 약간 다르게 정말 날것 그대로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곱게 자란 흑마가 감당하지 못하는 그런 타입이라 흑마가 전사 앞에서 약간 주춤 물러나게 되는 그런 거 보고 싶어흑마 앞으로 바짝 들이대서 흑마가 뒷걸음질 치면 또 그만큼 다가오고. 근데 흑마에게 그 어떠한 위해도 티끌만큼의 상처도 주지 않기 위해 기다리고 또 인내하는 전사.

 

 사냥의 기본이자 최우선은 인내고 전사는 누구도 갖다 댈 수 없는 최고의 사냥꾼이었지. 후 전사흑마 최고다. 완벽하게 길들여진 척 그 목줄을 흑마의 손에 쥐어주지만 그 줄이 전사의 목에 걸려있나? 하면 글쎄.

 

 전사 지능이 압도적으로 낮은데(비하 아님 전사 좋아함) 그거랑 전혀 관계없이 본능적으로 알아챘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내 손에 사냥감이 잡힐지 어떻게 몰아야 하는지 경계심 많은 상대는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숨기지 못한 본능이 드러날 때면 물러서고 도망치는 흑마 앞에서 길들여진 맹수 흉내를 내는 전사가 너무너무 좋다.

 

 정반대로 헤헤 웃고 실실거리면서 마냥 편안해 보이는, 좀 바보같이 구는 전사도 좋아. 근데 자기 밥그릇은 정말 잘 챙겨서 흑마 낼름 채가는 거 참 잘했으면 좋겠다. 어릴 때부터 소꿉친구 같은 거여도 재밌을 것 같아. 이미 옛날 옛적 침 발라놓은 내 흑마.

 

 

 

22.

 내가 노력해서 내가 쟁취한 내 힘인데 어쩌라고?

 

 가 기본 모토인 흑마 너무 좋아.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 따위 신경써본 적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흑마.

그런 흑마가 유일하게 딱 한 번 긍정했는데, 그 힘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 그 날이겠지.

 

 그날이 언젠지는 아무도 몰라. 그냥 그럴 것 같아. 영영 안 올 수도 있고.

 

 

 

23.

 흑마가 구원받는 거 보고 싶다.

 

 반복되는 실패와 쌓이는 스트레스 풀리지 않는 재앙의 수수께끼가 점점 쌓이고 쌓여서 연약한 신경줄을 갉아먹다가, 아무리 노력해도 깰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을 쯤 그 모든 게 엉키고 터져버려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하는 흑마. 다섯 방울이면 영원히 잠들 수 있을 거라는 약을 손에 꼭 쥔 채 새벽 햇살을 등지고 앉은 흑마. 찻잔을 찰랑찰랑 채운 찻물 위로 똑똑 떨어지는 무색의 약을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거지. 약병을 바닥에 버리고 장갑을 낀 손을 꼼지락꼼지락, 그 잔을 잡고 눈을 감은 그 순간에 그대로 잔을 잡아 테이블 위로 쾅 내려놓은 백마 보고 싶다.

 

 썩 좋은 사이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원수도 아니었던 애매한 관계. 그 재수없는 낯짝 안 보인다 싶었더니 이딴 짓이나 하고 있었냐고 무섭도록 낮은 목소리로 물어오는 백마와, 그런 백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 안에 넣어둔 약 깨물려는 흑마.

 

 자신이 차를 마시고도 죽지 못할 걸 대비해서 하나 더 숨겨놓았던 독약인데 그거 알아챈 백마가 손가락 밀어 넣어서 못 깨물도록 하는 거 보고 싶다. 와작 깨물어버려서 본인이 소스라치게 놀란 흑마와 얼굴 찡그리는 백마.

 

 

 

24.

 학자가 흑마를 사랑하게 된 계기는 정말 우스웠다. 차 한 모금을 삼키고 보여준 찰나의 나른한 미소가 너무나도 가지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다. 새벽이슬 떠나가듯 사라진 채 영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 성격이 어찌나 예민하고 섬세했는지, 주변 사람이 고개를 다 저을 정도였다. 붙임성은 조금도 없으면서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한 집념은 무서울 정도로 타오르는 모양새가 퍽 마음에 들었다. 머리카락이 뺨이며 목덜미에 귀찮게 달라붙는 것조차 아랑곳않고 펜대를 움직이는 모습이란.

 

 그 손끝은 또 얼마나 세심하고 연약한지. 자기 무기나 제대로 챙겨들까 싶을 만큼 늘어지면서도 책장을 넘기고 찻잔을 드는 손짓이 목울대를 움직이게 할 만큼 관능적이었다.

 

 

 

25.

 학자가 흑마 정말 집요하게 뜯어보고 온종일 생각하는 게 보고 싶다. 흑마가 알 수 없도록 꽁꽁 감춘 속내가 온갖 시커먼 것들이 한데 모인 모양새였음 좋겠다. 탐미적인 학자.

 

 

 

26.

 흑마네 집은 볕이 잘 안 들겠지? 아무래도 책이나 연구실 관리하려면 직사광선을 피해야 할 테니. 아니면 채광 좋은 쪽에 침실 마련해두고 서재나 연구실 실험실 이런 건 지하에 짱박아뒀을지도. 사실 후자가 더 그럴싸하네. 지하실이 곧 연구실이자 실험실. 흑마 외에는 출입할 수 없도록 다중 결계에 보호에 보안에 철저하게 막아둔 곳. 서재에서도 특정 서가는 접근할 수 없도록 해두고.

 

 복잡하게 사는 걸 참 좋아한다니까요, 라고 웃으면서 품에 안은 흑마 토닥여주는 학자 보고 싶다. 흑마 장갑은 피에 젖어있고 그 손에는 열쇠가 들려있는 거. 흑마는 잠에든 건지 기절한 건지 모르고.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정돈해주며 웃은 학자가 서가에서 책 한권을 뽑아들었으면 좋겠다. 손끝에서 파지직 에테르가 거부반응을 일으켰는데도 아랑곳 않고 펼치고는 커버 바로 뒷면에 흑마 손도장 찍어주는 거지. 피에 젖은 장갑 조심스럽게 벗기고 피범벅인 손 부드럽게 감싸 쥐고 거기에 도장처럼 손 꾹 누르고서는 흑마 안고 떠나는 학자.

 

 그리고 돌아온 암기가 난장판이 된 이 상황을 보는 거지. 잔뜩 어질러진 방, 쏟아진 차, 여기저기 나뒹구는 깨진 잉크병, 엉망으로 흩어진 종이와 바닥에 떨어진 피에 전 장갑. 그거 보는 순간 싸하게 식어서 쥐어드는데 책상 위에 펼쳐진 책 한 권, 거기에 선명한 손자국. 그 아래 검은 잉크로 선명하게 쓰인 글. 눈 돌아가는 암기가 보고 싶고 학자도 다른 의미로 돌아있는 거 보고 싶다. 파국의 흑마른 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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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른 썰 (1~12)  2019. 3. 1. 01:18

흑마=여중휴

 

 

1.

 나 모르포와 흑마 조합 넘나 사랑한다. 내 자캐가 흑마인데 모르포 가져다 연구한다고 쓰는 거 보고 싶다. 섬세함의 극치가 보고 싶다고.

흑마와 모르포 하면 흑마가 무력해지는 게 대부분의 연성인데 난 그것도 좋지만 흑마가 모르포 mm단위로 분해해가면서 분석하고 연구하는 게 넘 보고 싶어어마어마한 지능과 집념으로 분명 뭔가를 해낼 것이 분명함

 

 

 

2.

 백마가 차오르는 생명력이나 피어나는 꽃 같은 이미지라면 흑마는 빼앗고 파괴하고 잠식하는 어둠. 흑마법이 파괴에 기초를 둔 만큼 현혹되기도 쉽고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동시에 탐욕을 부르는 힘이라는 것이 뇌피셜.

 

 사실 백마나 흑마나 또이또이하게 욕심 넘친다고 보는데 겉보기에는 흑마만 엄청난 탐욕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것도 좋아해. 흑마는 끝없이 갈망하고 원하고 욕망하고. 거기서 어마어마한 발전의 가능성이 보였고 실제로 그것을 해내는 거지.

 

흑마의 파괴력과 잠재력,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을 물리치려 하는 그 모습이 좋다.

 

 흑마의 힘을 향한 갈망 너무 좋아. 절대진리에 닿고야 말겠다는 그 탐욕과 열정이야말로 흑마 본연의 힘을 끌어내고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근원에 가까운 정신 아닌지 신앙심이 높다는 것도 너무 킬링포인트인게 스스로 신에 가깝다고 자만하고 오만할 것 같은 이들이 사실은 가장 신에게 의지하고 믿고 있다는 거 넘 발리는 거 아닌지 ; 물론 그 신앙이 순수하고 깨끗한 신앙인지 아닌지는 흑마도사마다 다르겠지만 또 신앙의 형태도 여러 가지겠지만 일단 내가 보는 신앙은 스스로의 힘을 향한 믿음과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하고 절대적인 존재(하이델린을 넘어선 무언가), 생명을 있게 한 세계의 근원에 가까운 것을 경외하는 믿음이라고 생각함. 자신과 자신의 힘이 불변하길 원하며 더 위대해지길 소망하는. 보다 더 파괴적이고 완벽에 가까운 힘을 쟁취하려는 그 탐욕과 열정 지식 끈기 욕망 너무 최고야.

 

 흑마가 자신의 에테르를 운석으로 떨구는 3단리밋 정말 흑마도사 그 자체라고 생각함. 너무 경이롭지 않나요스스로의 힘을 두 팔 벌려 하늘에서부터 추락하듯 땅으로 보내는 그 힘; 진짜 최고로 압도적이고 위대하다구요.

 

 주문을 영창하며 힘을 모아 방출하는 그 순간 그 몸짓, 이 세상을 이루는 거대한 흐름과 위대한 신의 섭리의 중심에서 나의 지식 나의 힘 나의 욕망 나의 에테르 나의 혼이 불러낸 내 모든 힘의 결정체.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하고 강력한 신앙심은 흑마에게 있지 않을까. 그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투명한 욕망이야말로 흑마도사의 가장 순수한 믿음이니까.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이유가 흑마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스스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어서 아닐까? 죽었음 죽었지 굴복할리가 없는 어마어마하고 끝없는 힘 앞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자연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백마는 브레이크가 있다고 보일 테지만 흑마는 참지않긔

 

 그 무엇에도 구속당하지 않고 개썅마이웨이 걸어가는 흑마야말로 자신들이 막아설 수 없는 절대재앙처럼 보일 것 같고 ㅋㅋㅋ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백마도사는 자연(범접할 수 없는 절대진리 혹은 세상의 이치나 흐름) 앞에 고개 숙이는 인간으로 보이기에 경외의 대상이 될 수 있었으나, 그 무엇에게도 숙이지 않고 오직 신앙과 힘을 향한 갈망으로 마이웨이 가는 흑마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거지. 목줄을 채울 수 있느냐, 통제가 가능하냐, 이런 걸 기준으로 보았을 때 흑마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배척하고 멀리하려하는. 뭔 말ㅇㅣ야 아무튼 백마는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흑마 백마 최고야. 사실 에테르 끌어다 쓰고 환경파괴(ㅋㅋㅋ) 하는 건 비슷한데 흑마는 그 힘이 렬루 파괴하는 데에 쓰이고 실제로도 파괴적인 반면 백마는 살리고 되돌리는 (파괴를 파괴하는) 힘이란 거 넘 조앙~~

 

 

 

3.

 아차 하는 감각과 동시에 핏기가 싸악 가시고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서 턱 아래로 똑 떨어지는 순간 실 끊어진 것처럼 맥없이 픽 쓰러지는 흑마.

 

 흑마문 촤악 깔 때 스스로 힘을 방출하듯 당당하게 뻗어가는 모습이 이렇게 정적인 사진으로 보니까 꼭 도와달라고 뻗는 동작과 닮아서 너무너무 좋음

 

 

 

4.

 흑마가 무서워하는거 책벌레였음 좋겠다 서가에 애지중지 모셔둔 귀한 서적이나 종이같은 거 갉아먹는 놈ㅋㅋㅋㅋㅋ

 

 그리고 충치 ㅋㅋㅋㅋㅋㅋㅋㅋ 주술사길드 소속의 주술사와 흑마들 줄서서 진료 기다리는 거 보고 싶다.

 

 

 

5.

 아 흑마 정말.. 세상에서 제일가는 예술품처럼 도도하고 까다롭고 예민하고 섬세하고 복잡하게 얽힌 존재.. 심적이든 외적이든 ㅠㅠ 제멋대로에 까칠한거 너무좋아....

 

 유독 섬세해서 다른 직업들이 잘 안 건드리고 좀 조심스럽게 대하는거 좋아함ㅋㅋㅋㅋ

 

 

 

6.

 암기 눈 돌아가는 거 정말 좋아해. 그 흑마조차 마주친 순간 흠칫하게 되는 그런 눈빛.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 흑마의 얼어붙은 마음(ㅋㅋ)이 흔들리는 게 보고 싶다. 그 순간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은 황홀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흑마.

 

그렇지만 사랑에 빠진 건 절대 아닌 거지. 단순히 암기가 가진 힘과 그 순간 폭발하던 암흑에 매혹된 흑마. 오직 힘과 능력 그리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미지를 향한 호기심과 탐욕이 어우러져서 별처럼 빛나는 눈빛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암기를 바라보는 흑마 최고.

 

 그리고 흑마의 그 눈빛과 표정을 바라본 암기가 그 순간 제대로 반해버리고 마는 게 보고 싶은 것이다. 그 순간 추락하듯 철렁 내려앉은 심장과 금방이라도 멎을 듯 거칠어진 호흡과 온 세상의 색채가 사라지고 오직 단 한사람만 보이는 그런 순간. 암기가 저 표정을 바라본 순간 사랑에 빠지고..

 

힘을 향한 탐욕과 갈망, 지식을 향한 압도적인 호기심과 욕심을 가진 흑마와 오직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암기 보고 싶다! 낭만처럼 보이지만 사실 흑마와 정말 닮은 방향이었으면 좋겠다. 사랑은 사랑인데 흑마의 방식과 방향을 무섭도록 닮은 혹은 그 반대인 것.

 

 늘 암기의 뒷모습만 보는 게 익숙했던 흑마인지라 그 암기가 돌아서서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상황에 약간 당황하는 것도 보고 싶고. 암기는 내 뒤에서 내 보호를 받던 이를 마주하고 품에 끌어안을 날을 학수고대하며 다가서는 거지.

 

 

 

7.

 파고스 맵 엿같은데 그 풍경이 너무 좋아서 썰을 안 풀 수가 없다. 흑마가 눈밭 한가운데서 찬바람 맞는 게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음. 사방은 마물 천지고 알 수 없는 길이고 누군가와 마주하지도 못한 채로 혼자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는 게 넘 좋아.

 

 

 

8.

 흑마 손가락이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게 자길 유혹한다고 생각하는(근데 아닌 거 알고 있어서 침만 꼴깍꼴깍 삼키는) 암기 보고 싶다. 당장 손 잡아채서 입 맞추고 싶은데 그럴 수 없으니 넋 놓고 쳐다보는 망충한 암기. 사랑에 빠진 조신한 암기.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포크질중인 흑마

 

 

 

9.

 점성흑마 보고 싶다. 흑마 자기 무릎 위에 앉히고 카드 한 장 한 장 배열해가면서 설명해주는데 흑마는 딴생각중이고. 그거 알면서도 점성은 마냥 흑마 예쁘다고 뽀뽀해주고 껴안고 난리 났는데 흑마가 성가시다고 휙휙 피하려고 하는 거 보고 싶다.

 

 흑마는 점성이 점지하는 카드가 신의 힘을 빌려오는지 아니면 인간의 믿음이 신의 힘을 모방한 건지 탐구하려고 했던 건데 점성한테 꽉 잡혀있으면 좋겠다. 점성 대형견처럼 막 꼬리 흔들고 다정한데 정말 빈틈이 하나도 없고 암기와는 다른 방향의 사랑꾼인거 보고 싶다.

 

 

 

10.

 입안에 뭐가 들어와도 영창 가능하냐고 물어보는 암기 보고 싶다. 흑마는 안 해봐서 모르고 일단 방해될 테니 본래 힘은 안 나올 거라고 (답지 않게) 성실한 답변을 해줌. 암기가 그러면 한번 실험해볼래? 하더니 사탕키스 했으면 좋겠다. (흑마 고장남)

 

 

 

11.

 흑마가 디저트 포크 들 힘도 없어서 걍 손으로 찍어서 먹는 거 보고 싶어. 내가 먹여줄까 하면서 안절부절하는 암기한테 신경질내고 크림 같은 거 손에 잔뜩 묻어있는데 그 손을 잡고 핥는 암기 보고 싶어. 흑마는 힘도 없고 뭘 하든 다 성가시고. 그냥 손 넘겨주고 축 늘어져있으려니 슬금슬금 올라와서 뺨이나 입 턱에 묻은 것도 핥으려고 하는 암기 노려보는 흑마.

 

 흑마 손가락에 시럽이나 크림 묻어있는 게 보고 싶었다! 손목으로 흐르는 것도, 도드라진 손목 뼈에 입 맞추고 손가락을 막 이렇게 저렇게 하는 거…….

 

 

 

12.

 암기가 흑마랑 같이 임무가고 싶어서 이른 시간부터 흑마 찾아간 거 보고 싶다. 흑마는 이제 막 잠에서 깨가지고 짜증내면서 내쫓으려고 하는데 암기가 수줍게 사과의 의미로 도와준다고 하면서 옷시중 드는 거 보고 싶음.

 

 흑마 장갑만 따로 넣어둔 장이 있는데 그거 턱짓으로 열게 시키고 암기가 하나하나 들어볼 때마다 고개 절레절레 젓는 거 보고 싶다. 암기는 장갑들이 다 비슷하게 생기고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는데 흑마가 손가락으로 하나 콕 찝어주니 얼굴 환해져서 그거 꺼내주고. 흑마한테 직접 장갑 끼워주는데 가늘고 하얗고 뭔가 자기가 만지면 안될 것 같은데 자기만 보고 만지고 싶고 막…… 그런 복잡한데 뒤엉킨 눈으로 침 삼켜가면서 도와주기. 아니면 흑마가 장갑 끼는 거 눈빛으로 핥듯이 바라보고 있는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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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휴 썰 (1~14)  2019. 3. 1. 00:57

※ 별도 표기하지 않으면 무조건 휴런=여중휴

 

 

 

1.

 헤테로 레젠휴런은 뭔가 썰이 이것저것 있었는데 6없어졌습니다.9

 

 레젠이 집안일 다하니까 살림하는 공간은 다 레젠 기준이라서 휴런이 들어오면 키가 안 맞는거 보고 싶다. 레젠이가 번쩍 들어 올려줘서 놀랜 휴런이 얼음땡! 하는 것도 좋아.

 

 

 


2.

 레젠이 머그컵 들었는데 휴런이 거기다가 각설탕 잽싸게 집어넣는 거 보고 싶다. 레젠 단거 싫어해서 컵 보고 휴런 보고 동공지진 났는데 휴런만 아무렇지 않게 자기 차 마시고. 레젠이가 한입 마시고 휴런이랑 키스해서 단거 다 넘겨주는 게 보고 싶음.

 


 

 

3.

 레젠이 앞머리가 좀 길어졌는데 자르는 거 잊고 있다가 휴런이 불러서 내려다보는 순간 앞머리 사르륵 내려오고 몸 숙여서 휴런 봐주는 거 너무 좋아. 휴런이 그런 순간에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는 것도 좋고.

 


 

 

4.

 코테휴런코테 보고 싶다 레즈로ㅠㅠㅠ 코테 머리카락 빗겨주면서 귀도 빗어줘야 하는 건가 고민하는 휴런

 

 


5.

 헤테로 우라휴런도 좋아. 뿔 신기해서 만져 봐도 괜찮냐고 허락받고 살살 손가락으로 문질러보는데 점점 얼굴 시뻘개지는 우라 보고 싶다. 반대로 이번엔 나도 해볼래 해서 중휴 동글동글(?)한 귀 만지작거리는 우라


 

 

 

6.

 헉 우라중휴 헤테로~ 우라 뿔에 키링(ㅋㅋㅋ)달아보고 싶은 중휴와 그거 뺏어서 중휴 머리핀에 달아주는 우라. 우라 앞뿔형이면 찔릴까봐 뿔끝에 폼폼 끼워주는 중휴.

 


 

7.

 아 레젠휴런 너무 좋아. 제가 필요하다고 말해주세요 절 아낀다고 말해주세요 빈말이라도 좋아요 한번이라도 그렇게 해주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울고 있는 레젠이 내려다보면서 진짜 책 읽듯이 네가 필요해 널 아끼고 있어 라고 말하는 중휴.

 


 

8.

 코테휴런 백합~ 중휴 걸음소리에 아닌 척 반가워하는 거 보고 싶다. 겉모습은 되게 침착하고 무심한데 꼬리는 살랑살랑 움직이고. 중휴는 진짜 무심하고.

 


 

9.

 키 한참은 커버린 레젠이 언제나 몸을 숙여서 맞춰주었기 때문에 둘 사이의 큰 차이를 자각하지 못하는 중휴. 고개만 숙이는 게 아니라 허리까지 숙여준다는 게 발림 포인트언제나 다정하고 친절한 친구였고 영원할거라 믿었는데 그 굳건한 믿음에 금이 가는 게 보고 싶어. 이슬비 떨어지듯 천천히 다가오는 레젠. 친구라는 견고한 틀이 무너질까 두려워서 일부러 더 피하고 모르는척하는 중휴 보고 싶다. 레젠이 그런 중휴 어깨에 이마 대고 처연하게 묻는 거 보고 싶어. 진짜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인지. 중휴 아무 말 안하는데 레젠이 끌어안을 듯 손 들었다가 내리면서 나는 이 모든 순간이 다른 관계로 뻗어나갈 계기가 되길 원한다고 말하는 것이 너무도 보고 싶다.

 


 

10.

 중휴가 말 같은 탈것 탈 때 옆으로 앉아있는데, 사실 난 그 자세 좋아해. 긴 치마 입었는데 그 치마가 살짝 들리면서 중휴 발목이랑 발 드러나는 게 너무 오진다고 생각해. 이상한 사람 같지만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11.

 우라휴런 보고 싶다. 앞뿔형이라 스킨십 할 때마다 조심하기는 엄청 조심하는데, 가끔 뿔에 스쳐서 휴런이 몸에 생채기가 나거나 좀 아파하니까 너무너무 미안해하는 우라. 상처에는 손도 못 대고 쩔쩔매는 우라 주시오.

 


 

12.

 우라휴런 헤테로도 좋아~ 우라가 휴런 앞에 꿇어앉아서 신발 신겨주는 거 보고 싶다. 큰 손으로 야무지게 착착 해주는 게 보고 싶어. 발목에 입 맞추면 금상첨화.

 


 

13.

 레젠중휴 헤테로 보고 싶다! 가업을 이어 목수가 될 예정인 레젠이랑 온실 속 화초 중휴. 한 열두 살? 뽀쟉 시절에 어디 높은 선반 같은 곳에 걸터앉아 책을 읽는 중휴와 땀을 흘려가며 목재를 다듬는 레젠. 레젠이 물려준 막대사탕 하나 물고 독서중인 중휴한테 시끄러워서 집중이 안 될 텐데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오히려 이 시간이 제일 편안하고 집중도 잘 된다고 하는걸 보고 안심해서 씩 웃어 보이는 레젠.

 

 나무사물 asmr 듣고 있어서 그런가 떠오른 썰. 아무튼 톱밥 같은 거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굴리니까 레젠이 혹시라도 다칠까봐 과잉보호 하는 거 보고 싶음. 그리고 어린 시절은 레젠이 중휴보다 한 뼘 정도 작았으면 좋겠다. 무거운 원목이나 도구 척척 옮기는 레젠 빤히 보더니 무거운거 너무 많이 들면 키 안 자란대, 라고 말하는 뽀쟉 중휴. 그 말 듣더니 엄청 심각한 얼굴로 바깥의 저 나무만큼 커야 하는데. 하고 걱정하는 뽀쟉 레젠. 중휴한테 필요할만한 것들은 전부 레젠이가 만들어줬음 좋겠다. 어렸을 때 부적처럼 지니고 다녔던 목걸이라던가, 방에 놓아둔 작은 조각상이라던가, 책 읽을 때 불편하지 말라고 중휴한테 맞춰서 만들어준 독서대같은 물품들. 레젠이 열심히 만들어준 만큼 더 소중하게 아끼는 휴런 보고 싶어.

 

 어느 순간 휙 자라버린 레젠이가 성장통으로 힘들어할 때 휴런이 작은 향초 같은 거 만들어서 줬으면 좋겠다. 잠이라도 푹 자라는 의미에서. 향초 태우면 향이 좋기는 한데 점점 사라지니까 그게 너무 아까워서 보관함에 넣고 만지작거리기만 하는 레젠이.

 

 어릴 적에 휴런이 구경하다가 호기심에 작은 조각칼 잘못 다뤘다가 팔 안쪽 크게 베인 적 있었을 듯. 정작 휴런보다 레젠이가 더 크게 놀라서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눈물 펑펑 흘리면서 어른들에게 데려가고. 레젠이 그렇게까지 놀라서 운건 처음 본 휴런이 오히려 달래주었고. 그때 피가 뚝뚝 떨어져서 작업대 엉망으로 만들었는데 레젠이가 돌아와서 그거 보고 손 떨면서 정리하는 게 보고 싶다. 그리고 그때부터 엄청 과잉보호 하는 게 보고 싶어. 둘 다 어렸을 때라 큰 충격이었는데 레젠이는 그걸 옆에서 잘 알려주지 못한 자기 잘못이라고 자책할 것 같고.

 

 뽀쟉 레젠이가 끼니도 걸러가면서 집중하고 구슬땀 흘려가며 작업 중일 때는 뽀쟉 휴런이도 같이 숨죽이고 지켜보다가 책장 넘기는 소리마저 살살 내려고 하는 게 보고 싶다. 그리고 얼추 마무리가 되었다 싶으면 뿌연 먼지랑 땀으로 얼룩진 얼굴 차갑게 적신 손수건으로 살살 닦아주는 뽀쟉휴런.

 

 레젠이 손은 굳은살이나 상처로 인한 흉터같은 게 되게 많고 그만큼 단단하게 굳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거친 느낌인데 휴런 손은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곱게 자란 손이라서 그 손을 잡을 때마다 몇 배는 더 조심하게 되는 레젠 보고 싶다.

 

 레젠이 나무같은 느낌이라면 중휴는 그 잎사귀같은 느낌? 중휴가 어느 날 레젠이한테 와서 부적 하나 조각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음 좋겠다. 어떤 거냐고 물어봤더니 곧 결혼하는데(나 말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기원하는 부적이래서 레젠 대충격 먹고 어마어마한 오해하는 게 보고 싶어.

 

 휴런이한테 우드링 만들어서 선물해주는 레젠. 휴런이는 아무 생각 없이 와 예쁘다 하면서 받고 레젠이가 씩 웃으면서 다음에는 다른 걸로 줄게 하는 거 보고 싶어.

 

 레젠이 공방에는 휴런 전용 자리가 있는데, 보통 만들던 것보다 훨씬 더 공들여 제작했겠지? 작은 테이블도 하나 두고 휴런이가 가끔 책 두고 갈 때나 글을 쓸 때 필요할 테니 서랍장 같은 것도 작게 만들어주고. 둘이서 쉴 때는 나란히 앉아 작은 테이블에서 차도 한잔 하고 그랬으면.

 

 아 둘이 사춘기 온 것도 보고 싶다. 아무렇지 않았는데 갑자기 서로를 의식하게 되는 거. 평범한 일상인데 어쩐지 눈밭에 찍힌 발자국처럼 깊이 남아버리는 그런 감정이 몽글몽글 생기려고 하는 그 직전의 순간. 걸터앉은 중휴가 다리 대롱대롱 흔들면서 있는데 문득 그 가는 발목에 시선이 가는 거지. ? 어어? 하다가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싶어서 내적으로 자기 자신을 꾸짖고. 그런데 그냥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싶은 기분이라서 그날따라 집중하지 못하고 다듬던 목재도 울퉁불퉁.

 

 레젠이 일이 있어서 공방에 좀 늦게 갔는데 먼저 와있던 휴런이 자기 도구 호기심에 만지작거리는걸 보고 심장 철렁 내려앉는 거 보고 싶다. 중휴 이름 부르면서 그거 위험하니까 얼른 내려놔, ? 착하지. 하고 어르면 중휴가 당황하기도 하고 애도 아닌데 뭐 그러냐는 식으로 타박하는데 그런 레젠이 표정이나 목소리가 너무 절박하고 안쓰러워서 어물어물 궁금해서 그랬던 거라고 말하며 내려놓기. 한참이나 지났는데 어린 시절의 일이 트라우마처럼 남은 레젠이 안쓰러워서 휴런이 오히려 더 위로해주는 기묘한 형국.

 

 어린 시절 둘이 쓰던 테이블을 창고에서 발견하고 꺼내봤는데 정말 한참이나 작아서 보고 웃는 레젠휴런. 그때는 네가 나보다 훨씬 작았는데, 라고 말하는 휴런이한테 난처한 듯 웃어 보인 레젠이가 휴런 귀 깨무는 게 보고 싶다~

 

 

 

14.

 얘, 너 그 댁 아가씨에 대한 소문 들었니?

 

 라는 대사로 시작하는 레젠휴런 헤테로 보고 싶다. 백마흑마. 천둥번개 치는 날이면 스산하게 흔들리는 나무의 그림자가 목을 죄는 악마의 손아귀 같아 두려움에 떨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곁에 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혼자 떨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어서 빨리 잠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며 훌쩍이는 어린 휴런. 원체 약했는데 병까지 걸리고, 요양이라는 명목 하에 외딴곳으로 버려지듯 격리된 휴런과 그런 휴런의 곁에 다가온 작은 레젠. 그 댁 아가씨가 네 또래인데 많이 아픈가봐. 그 말에 병문안을 오게 된 맘씨 착한 레젠이. 침대에 앉아있는 모습은 새하얀 도자기처럼 툭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았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은 얼음같이 차가웠던 그 여자애. 이웃집의 누구라며 소개하는 말에 천천히 입술을 달싹여 이름만을 말하던 목소리는 곧 사라질 것처럼 희미했을 테지.

 

 어린 레젠이가 손 꼭 잡아주는 거 보고 싶어. 아파서 눈물 뚝뚝 흘리고 있으면 조그만 손으로 물수건 들고 눈가 톡톡 닦아주고, 아프지 말라고 위로해주고, 손 꼬옥 잡아주고. 전에 파님하고 같이 풀었던 내용에 플러스 알파해서 넘넘 보고 싶어. 열다섯쯤 된 휴런이 이불을 걷어주면 레젠이가 곁에 누워 휴런을 꼭 안아주고, 변성기가 오기 직전의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주는 그런 거. 앙상하게 마른 몸이 너무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꼭 끌어안지도 못하고 아주 섬세한 유리구슬 다루듯 하는 레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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