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nette
비유하자면 설탕 같은 것이다. 달고, 쉽게 녹아내려서 눈에 보이진 않지만 끈끈하게 달라붙어 사라지지 않는 것. 거미처럼 실을 자아내 한데 뭉쳐 놓으면 폭신한 것이 구름 비슷하게 얽혀 한없이 다디단 것이다. 한껏 졸여 사방에 단내를 풍기는 캐러멜, 막 포장을 벗긴 초콜릿, 색색이 회오리치며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커다란 막대사탕, 윤기가 반지르르 흘러 침이 고이게 만드는 과일 절임, 온 세상의 달콤한 것들이 꼭 여기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비슷한 것을 차근차근 생각해 보다가 문득 바라보면, 흰 낯에 두 뺨만 뽀얀 것이 꼭 새하얀 복숭아에 보들보들 덧칠한 분홍색이, 얘는 참 예쁘게도 생겼다, 하는 것이다. 사람 옆에 가져다 붙인 것이 온갖 단맛 나는 먹거리라 말린 꽃잎에 물을 부어 혀에 덧칠하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게 꼭 얘가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과 비슷해서 그냥 또 단 것을 떠올리고 만다.
비슷한 것이 옹기종기 모여 앉는 편이 더 좋을 텐데, 비슷하게 단내 나는 분홍색 뭐 그런 것들 양손 가득 쥐고서 웃는 편이 더 나았을 텐데, 뭐가 그리 재밌다고 여기에 털썩 주저앉아 자리를 지키니? 괜히 물었다가, 그럼 나 그냥 갈까? 라는 말이 돌아올 것 같아서 그냥 찻잔만 들어 시선을 떨굴 뿐이다.
말하자면 구름 같은 것이다. 얼핏 스치면 저 멀리서 몽실몽실하게 뭉쳐 떠 있는 것 같은데 어느 날 다시 바라보면 분홍색이다가, 또 다른 날 다시 바라보면 흰색이다가, 먼 훗날 다시 바라보면 내 근처에서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네는 부드럽고 가벼운 그런 것.
너 언제부터 여기 있었니? 라고 물어보면,
네가 바라봐 줄 때까지 기다렸지, 라고 답하는 것.
그러니까 말하자면 말랑한 뺨을 가진 작고 무해한 것.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네는, 작은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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