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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Right, Cute Little Man.  2019. 6. 13. 21:01

All Right, Cute Little Man.

 

엄살은!

 


헤리.

 

떠난 지 일주일도 안 지났어. 안 쓰던 공대는 왜 쓰고 그러니?

생각 많이 해. 매일.

그러니 청승 그만 떨고 건강히 지내.

 

쿠가네에서, 레리.


사랑하는 레리.

 

그러면 더 절절하게 전해질 것 같아서요. 저는 음유시인처럼 애달프게 말을 지어내는 방법은 몰라요. 그러니 이렇게 얕은수라도 써야 조금이나마 당신에게 전해지지 않겠어요?

그나저나 레리, 열 줄이라도 채워 주세요, 심장이 닳아서 곧 죽을 것 같아요.

제가 매일매일 울면서 당신 편지를 끌어안고 자는 건 알고 있어요?

왜 그렇게 무정해요? 어떻게 고작 세 줄이 끝이에요!

 

애타는 기다림을 담아, 헤리.


사랑하는 헤리.

 

내년에 만날까?

 

커르다스에서, 레리.


나의 영원한 빛, 내 사랑, 가을과 겨울의 종착역, 무심한 나의 연인 레리.

 

너무해요. 여우 같은 남편을 두고 대체 어딜 그렇게 다니고 있어요?

절절한 제 마음이 조금도 닿지 않았나요? 어제도 그저께도, 일주일 전에도 매일 베갯잇을 혼자 적시는 제가 불쌍하지도 않아요?

아침이면 눈이 부어서 한층 더 울적해진 마음을 안고 혼자 식사를 하고, 당신이 없어 쓸쓸해진 서재에 콕 박혀서 책이나 넘겨 보고 있는 제가 안타깝지도 않아요?

내년에 만나자구요? 나를 말려 죽일 셈인가요, 내 사랑?

 

당신을 너무나도 그리워하는 헤리가.


철부지에게.

 

내일 저녁 맛있는 걸로 준비해.

 

한숨과 함께, 레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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